Saturday, December 29, 2018

새해에는 바람이고 싶다

 

바람이 되어
-김영석

바람은 보이지 않아
자유로운 영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바람
그 자유로운 몸짓은
하늘과 땅을 채운다

그러나 자유의 값은
가볍지 않아
토네이도 같이 할퀴고 지나가는
무서운 바람
허리케인처럼 폭풍을
몰고 오는 바람
온 몸을 감싸는 솔솔 바람
덥고 습한 바람
살을 에는 칼날 바람
거침없이
어디로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솔솔 부는 바람 모두에게
폭풍도 모두에게
그렇게 거침없이 자유롭게
우린 때로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을 차별한다
억눌려 산다
억누르고 산다
바람을 배우라
바람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바람은 변화이다
그 바람에 따라
생명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꽃씨가 불고
꽃씨는 썩어 생명으로 분다

바람은 보이지 않기에 무서운
보이지 않는 힘이다
우리를 시원케 하는 바람
우리를 떨게 하는 바람
만물에 자유를 주는 바람
어디든 불어 어디든 가는 자유
그것이 바람이다
모든 만물은 숨을 쉰다
바람을 원한다
땅이 숨쉬어야 한다
나무가 숨쉬어야 한다
나도 숨쉬어야 산다
바람은 자유
우리도 자유

그러나 숨쉬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해야 하는 의무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해야
우리가 사는 길
누구도 숨을 한번만 쉴 수가 없고
계속 들이키고 내쉬는 것을
한번에 하나씩
한 번에 한 공기
바람의 자유를 그렇게
능력으로 바꾼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냥 살아지는 것은 아니다
사는 법을 따라 살아야 한다
바람처럼 자유하자
바람처럼 차별말자
바람처럼 필요한 존재가 되자
바람처럼 내세우지 말자
바람이 어디 출신이라고 말하던가?
바람이 이름이 있던가?
바람이 학벌이 있던가?
바람이 고향이 있던가?
바람은 말하지 않고 말한다

그 자유로운 영혼은 천지에 충만하여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그 일로 존재를 안다
능력을 안다
우리도 그렇게 살자
우리의 행실로 우리의 존재를 말하자
우리의 자유를 바람처럼
말하고 행하자
우리는 바람처럼 왔다
바람처럼 가지만
그 바람은 천지에 충만하여
자유롭다

오늘도 바람이 분다

[시의 출처: [너는 먼지다]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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